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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을 위한 멈춤, 산책에서 찾은 용기”특수 목적 여행 가이드/2. 지친 마음, 여행으로 숨 쉬다 2025. 6. 16. 18:20
이직 전 고민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산책 여행 추천. 마이산을 중심으로, 조용한 걷기 여행이 결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경험 기반으로 안내합니다.
1. 머리가 복잡할수록 '걷기'가 답이었다.
이직을 고민하는 시기, 누구나 수많은 정보 속에서 방향을 잃곤 합니다. 연봉 비교, 직무 분석, 워라밸 검토 등 머리는 풀가동인데 정작 감정은 점점 지쳐갑니다. 저 역시 이러한 경험이 있는데 생각을 반복하며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그렇게 ‘그만 생각하자’는 심정으로 짐을 꾸렸고, 어느 날 새벽, 전북 진안 마이산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습니다. 마이산은 그 이름처럼 마치 말 두 마리가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바위산입니다.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 고요함이야말로 생각을 정리하기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이직을 두고 명확한 결론을 원했던 저는, 그곳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답을 얻게 되었죠.
2. 마이산 산책길에서 얻은 건 ‘답’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마이산 탑사를 지나 천천히 이어지는 산책길은, 말 그대로 ‘생각이 내려앉는 길’이었습니다. 걷는 동안 휴대폰은 꺼두었고, 음악도 듣지 않았습니다. 대신 흙을 밟는 발소리와 바람, 그리고 내면의 말들이 함께 걸었습니다. 그 길 위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무엇이 불만이었을까?”, “지금 떠나면 후회하지 않을까?”, “이 일에서 나를 진심으로 움직이게 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정답을 구하려 했던 저는 이 질문들 앞에서 점점 마음이 정돈되는 걸 느꼈습니다.
마이산은 고요하지만 따분하지 않고, 적막하지만 무겁지 않았습니다. 그 공간은 판단을 내리기보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결국 제가 얻은 건 구체적인 계획이 아닌, 내 마음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었습니다.
3. 이직을 앞둔 여행, ‘결정’보다 ‘정돈’에 집중하라
여행이라고 해서 멀리 갈 필요도, 많은 걸 계획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직을 위한 여행은 치유보다 ‘정리’에 가까운 시간이어야 하기 때문에, 혼자 걷기 좋은 조용한 장소가 핵심입니다. 마이산 외에도 이런 목적에 어울리는 곳들은 전국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평창의 육백마지기는 푸른 초원과 탁 트인 시야 덕분에, 감정을 정돈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충북 제천 청풍호반길은 수면 위로 반사되는 햇빛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을 수 있어, 생각이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남해 설흘산 둘레길은 바다와 산을 동시에 품은 산책 코스로,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기 안성맞춤입니다.
이런 곳에서 걷는 시간은 복잡했던 이직 고민을 내려놓고,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큰 힘이 됩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고민의 해소’가 아닌 ‘선택의 기반’을 다지는 일입니다.
4. 걷는 동안 나는 이미 나를 선택하고 있었다.
마이산에서 내려오던 길, 저는 아직 어디로 옮길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보다 더 나다운 삶을 원하고 있고, 이 선택은 두려움이 아니라 가능성이라는 것.
그 확신은 수십 명의 조언이나 인터넷 후기보다 훨씬 단단했습니다. 저는 결국 이직을 결심했고,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서 더 나은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 무언가를 택하기 위해 애쓰지 말고, 잠시 걸어보세요. 마이산처럼 조용한 길 위에서 진짜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릴지 모릅니다.
조용한 길 위에서 내린 가장 나다운 결정
이직은 단순히 회사를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나의 시간, 감정, 가치관을 다시 세우는 작업입니다. 이 큰 결정을 앞두고, 정보와 분석으로만 접근하는 건 때때로 벅찬 일이죠. 그래서 걷는 것입니다. 침묵 속에서 오직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이산은 저에게 그러한 길이 되어 주었습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길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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